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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만세운동 국가기념식

작성자
610manse
작성일
2021-06-11 05:05
조회
444
6월10일 오후 6시10분. 하늘은 잔뜩 흐렸다.
탤런트 최불암 선생이 심훈의 ‘통곡의 소리’ 마지막 절을 외치며 연단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그러나 오오, 그러나/철천의 한을 품은 청상의 설움이로되/이웃집 제단조차 무너져 하소연할 곳 없으니/목 맺혀 울고자하나 눈물마저 말라버린/억색한 가슴을 이 한날에 두드리며 울자!’
조금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 소리가 다소 요란해졌다. 참석자들이 보훈처가 준비한 비닐 비옷을 입기 시작했다. 최 선생의 마음을 담은 목소리와 어우러져 식장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6·10만세운동 국가기념식이 6월10일 오후 6시10분 서울 을지로 5가 훈련원공원에서 열렸다. 95주년에야 비로소 정부 차원에서 기념식을 열리다니. 자리에 참석했던 유족들의 표정에는 만감이 어리는 듯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부겸 총리, 황기철 보훈처장, 윤주경 의원(국민의 힘), 라종일 사단법인 6·10만세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외에도 많은 유족이 참석했다. 이원정님(이선호 선생 아들) 김원진님(김재문 선생 아들), 류영길님(류면희 선생 아들) 곽준님(곽대형 선생 아들) 권대용님(권오설 선생 양자) 등 유족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류영길님은 리허설 도중 눈물을 훔쳤다. “아버지 사진이 나오니 자꾸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라종일 회장은 1936년6월10일 백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인사들의 ‘6·10만세운동 10주년 선언서’를 낭독했다.
“6·10운동은 3·1운동의 계속이었다. 그 위력과 지구성은 3·1운동 보다 많이 떨어졌으나 그 정신만은 일치하였다 … 우리는 6월 10일을 기념치 아니 할 수 없으며 그 기념을 기념답게 기념하려면 조국광복과 민족해방을 위하여 우리 자신이 남보다 먼저 최전선에서 왜적을 충살하기를 더욱 굳게 결심할 것이다. 혁명동지여 이날을 어찌 무심히 지내랴.”
라 회장은 낭독을 마친 뒤 6·10만세의 정신을 계승하라는 의미로 6·10만세운동의 주역이었던 중앙고와 중동고 재학생에게 선언서 족자를 전달했다.
김 총리는 기념사에서 “6·10만세운동은 이념의 벽을 뛰어 넘은 것”이라며 “역사적인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95주년만에 국가차원의 기념식이 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선열과 유족에게 국가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팝페라그룹 에클레시아의 공연에 이어 에클레시아의 선창으로 기념곡 ‘6·10만세의 노래’(작사 김광만, 작곡 박지훈)를 함께 불렀다. 이선호 선생과 류면희 선생의 재판과정을 묘사한 공연이 뒤따랐다.
유족인 이원정님와 김원진님이 중앙고 중동고 재학생 4명이 나와 구호와 함께 만세삼창을 선창했다.
50여분 계속된 행사는 비 속에서 그렇게 끝났다.
‘통곡의 소리’는 심훈이 2016년4월29일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쓴 것으로 그해 5월16일 시대일보에 실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dHN-tiDh00g